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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스쿠터·자전거 울릉도 일주 르포, 여행의 시작과 끝은 ‘쉼표’여야 한다

작성자 몽벨
작성일 17-07-19 20:14 | 379 | 0

본문

2017 휴가철 특집

전동스쿠터·자전거 울릉도 일주 르포
여행의 시작과 끝은 ‘쉼표’여야 한다

mont-bell만의 남다른 울릉도 여행 제안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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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울릉도 해안 일주도로는 우람한 바위근육을 여과 없이 드러낸 거대한 화산암들 사이로 나 있다. 섬목과 저동을 잇는 4.4km 미개통구간이 내년 완전 완공되면 육로로 온전히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2. 두 개 터널을 동시에 통과해야 하는 남양터널. 노폭이 좁아 양방향 통행이 불가하며, 터널 진입은 반드시 녹색 신호가 켜졌을 때 해야 한다.
3, 4.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향나무자생지가 있는 통구미마을 풍경. 질긴 생명력으로 가파른 단애 위에서 생을 이어가는 향나무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울릉도는 아득한 심해에서 발원한 용틀임이 솟구쳐 올라 만들어낸 화산섬이다. 최고봉인 성인봉의 높이는 980m 남짓하지만, 주변 해저의 깊이가2000m인걸 감안하면 무려 3000m에 육박하는 고산의 윗부분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게 지금의 울릉도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지형의 제주도와 달리 울릉도는 산세가 험하고 토박이들이 아니면 오르는 길조차 찾기 어려운 봉우리들이 즐비한 그야말로 산의 왕국이다. 같은 이유로 개척민들의 후예들이 대를 이어 살아가고 있는 산중 집들은 운전 좀 한다는 이들조차도 혀를 내두르는 가파른 도로 끝에 자리해 있다.
가장 가깝다는 경상북도 후포에서의 거리는 159km, 파도 하나 없는‘장판 같은’수면 위를 순항해도 뱃길로 2시간 반. 울릉도는 결코 방문하기 만만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한 번도 와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곳이 또 울릉도다. mont-bell 탐사대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전동스쿠터 및 자전거 등 이른바 퍼스널모빌리티(PM·Personal Mobility)를 이용해 울릉도 곳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울릉도 내 육로 관광이 쉽지 않다는 것도 여장을 싼 이유지만, 패키지관광으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울릉도의 매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사실 더 컸다.
긴 뱃고동소리로 존재를 드러낸 여객선이 사람들을 부려놓기 시작하면 조용하던 항구는 일순간 활기를 띤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부들이 그날의 수확물을 포구에 쏟아내면 아낙들의 손길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북적이는 인파로 한바탕 전쟁을 치르던 포구는 잠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을 되찾는다. 뭍과 섬을 연결하는 교통 및 운송 수단이 배가 유일한 섬은 그날그날 항구의 풍경과 삶의 속도가 입·출항 여부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진다.
변화무쌍한 바다 날씨에서 기인하는 도서 지역의 이러한 특징은 섬 안의 교통사정에도 영향을 미쳐 마을과 마을을 잇는 교통편의 시작과 끝은 대개 항구 주변에 집중되어 있다. 또 하루치 배가 접안을 마치고, 주민들의 퇴근 시간이 지나면 이른 저녁임에도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은 이용할 수 없다. 모처럼의 여행, 제한된 시간 안에 가급적 많은 걸 보기 원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대목. 육상 운반에 대한 수고만 감내한다면 좁은 소로도 주파할 수 있고, 자유로운 여행과 그로 인한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전동스쿠터가 섬 여행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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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지대에서 내려다 본 사동항 일대 전경
6. 내수전전망대로 향하는 경사로를 오르는 퍼스널모빌리티.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지만 무리 없이 올라 만족감을 선사했다.
7. 오르내림이 심한 울릉도는 다운힐 시 주의가 필요하다. 노면 위 장애물이나 마주 오는 차량에 대비해 속도를 적절히 늦춰주고, 브레이크 조작 시에는 무게 중심을 뒤로 둬야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8. 저동항 식당가를 둘러보고 있는 탐사대.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골목까지 두루 둘러보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9. 고목이 드리워준 그늘 아래에서 바퀴쉼을 하고 있는 탐사대. 퍼스널모빌리티에 대한 울릉도 주민들의 관심도가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질문을 받았다.
10. 저동항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촛대바위
11, 12. 저동항 일대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모습. 일정에 쫓길 수밖에 없는 패키지여행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였다.

사동항~남양마을 약 5.6km
공사구간 많지만 거북바위 등 사진촬영 포인트 즐비

mont-bell 탐사대가 울릉도로 향하는 관문으로 택한 곳은 경상북도 후포항. 한 때 폐지됐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뱃길이 열린 후포항 인근에는 조선시대 울릉도와 독도를 관리하고 지키던 수군들이 항해에 적합한 바람을 기다리며 머물던 ‘대풍헌’이라는 유적지가 자리해 있다. 또 여객선터미널 지척 등대산에 오르면 끝 간 데 없이 너른 동해바다와 신석기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다. 후포-울릉도 노선을 맡아 운영하고 있는 선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뱃삯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진행되고 있으니 참고. 후포항을 출발한 지 2시간 30분 남짓, 여객선이 도착한 곳은 신항 조성공사가 한창인 울릉도 사동항이다. 일주도로가 끝나는 섬목까지의 거리는 29.5km, 탐사대는 이곳에서 시계 방향으로 일주도로를 섭렵했다. 간단한 음료나 간식거리가 필요하다면 여객선터미널 내 매점에서 구입 가능하다. 사동을 출발해 만나는 첫 번째 마을 남양까지의 거리도 채 6km가 되지 않으며, 작은 규모지만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게와 식당, ATM기계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주행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등대 하나와 만나게 되는데 가두봉등대다.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하얀 등대가 제법 그림을 연출하는 곳인데, 노폭이 좁고 돌출된 바위에 시야가 가리므로 마주 오는 차량에 대비해 미리 속도를 줄여야 한다. 인근 도로에는 움푹 팬 곳이 많은데 지난 해 울릉도를 덮친 수해로 발생한 낙석의 흔적들이다. 사동항에서 남양마을로 향하는 구간 곳곳에서는 낙석을 피하기 위한 ‘피암터널’ 공사가 곳곳에서 한창이다. 현장 인근에는 오가는 차량들의 안전을 위한 임시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철저하게 따르도록 한다.
5층 아파트 높이는 족히 넘을법한 거북바위에 천연기념물 49호로 지정된 향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통구미마을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진촬영 포인트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들로 자연스레 작은 포구가 형성된 이곳에서 잠시 바퀴쉼을 하며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본다. 최근 캠핑장 조성을 마치고 휴가철 대비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인 남양마을은 일몰촬영 포인트로 이름난 곳이다. 마을 앞바다에 있는 방파제에 올라서면 일대 전경과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3.6m)에서 바다를 향해 내달리는 능선의 향연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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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관광객 수송을 위해 입항시간에 맞춰 도열해 있는 버스들. 성수기를 향하고 있는 울릉도의 항구는 주말 배 들어오는 시간이면 명동에 버금갈 정도로 장사진을 이룬다.
14. 현지인들도 즐겨찾는 서면 태하마을의 맛집 광장식당, 상호와 달리 중화요리 전문점이다. 개인차를 감안해도 해물짬뽕 추천
15. 태하마을 내 어느 집 담벼락에 그려진 예쁜 그림. 울릉도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들을 타일에 그려 붙인 것이다.
16. 현포령 정상을 지나 만나는 전망대 부근에서 바라본 일대 풍경. 북면의 풍광은 서면이나 울릉읍의 그것과는 또 다른 분위기와 매력을 갖고 있다.

남양마을~태하마을 약 9.8km
퍼스널모빌리티의 진가 발휘되는 오르막 시작 구간

본격적인 울릉도 일주도로 주행은 남양마을을 지나며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이후로는 공사구간이 거의 없고, 차량통행이 적어 보다 여유로운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시리도록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한동안 달리다보면 오른쪽으로 국민여가캠핑장을 지나게 된다. 옛 남양초교 구암분교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앞서 만나는 남양캠핑장과 더불어 캠핑을 겸한 스쿠터 여행 시 이용하면 좋다. 이용관련 문의는 두 곳 모두 울릉군청 시설관리사업소(054-791-6781)에 하면 된다. 해수면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던 일주도로는 구암마을 이후 경사가 급해진다. 이내 도로는 달팽이관 마냥 똬리를 튼 수층교를 지나며 산길로 접어든다.
수층교를 지나면 강원도 산길을 연상시키는 크고 작은 오르막이 한동안 계속 된다. 해안도로를 달릴 땐 바다를 만끽하다가도 내륙으로 방향을 조금만 틀면 산의 왕국이 시작된다는 게 울릉도의 매력 중 하나다. 얼마간 산 새 소리 가득한 도로를 오르내리다 한낮에도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터널 두 개를 지나면 다운힐 시작이다. 그리고 내리막의 경사가 유순해질 때쯤 태하마을에 닿게 된다. 이곳은 태하등대에서 내려다보는 북면 일대의 경치가 일품인 곳이다. 또 이곳에서 말리는 오징어의 맛이 좋기로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름나 있다. 태하등대를 오르는 방법은 도보와 모노레일 두 가지가 있다. 모노레일 기준 정상까지는 채 5분이 걸리지 않고, 다시 거기서 10분 정도 걸으면 등대에 닿을 수 있다. 스쿠터는 모노레일에 실을 수 없으므로 매표소에 잠시 보관을 부탁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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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천부항 방파제에서 일대 조망을 즐기고 있는 탐사대. 선조들이 항해에 맞는 바람을 기다리던 대풍감 절벽이 아득히 바라보인다.
18. 현포항 방파제에서 포즈를 취한 일행들 뒤로 노인봉(199.5m)과 송곳봉(430m)의 아름답고 기이한 자태가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일깨워준다.

천부항~섬목 5.7km
PM 이용하면 하루에도 일주도로 주파 가능해

천부항에서 일주도로 종착점인 섬목까지는 거리가 말해주듯 20분 안팎이면 충분하다. 섬목 마을은 가구 수가 많지 않아 간혹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차량 외에는 도로 역시 한산하다. 내년으로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는 일주도로 건설이 시작된 건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첫 삽이 떠진 후 연수로만 따지면 올해로 꼬박 40년을 헤아리며, 그로 인한 불편은 관광객과 주민들의 몫이었다. 바위로 된 해안지형이 워낙 험하고 가파른 탓에 공사가 쉽지 않은 탓. 육로 관광 상품을 이용하는 이들은 섬목에서 차를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일주도로가 뚫리지 않았던 시절, 울릉도 주민들은 험준한 산을 길을 내며 넘어 다녀야 했다.이내 종착점에 다다르며 한 무리의 관광객들로 왁자지껄한 관음도 매표소에 도착했다. 저동항으로 향하는 섬목선착장의 마지막 페리호 출항은 오후 6시, 그렇게 저동-사동 구간을 제외한 울릉도 일주도로 31km 남짓한 코스를 하루에 둘러볼 수 있었다.
자유여행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도 울릉도 여행은 여행사를 통한 2박 내지 3박 패키지여행이 주를 이룬다. 퍼스널모빌리티를 이용한 울릉도 취재에 생각이 닿은 건 꽉 짜인 일정대로 움직이는 여행을 탈피해 좀 더 여유롭게 울릉도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싶은 욕구가 일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속 3~40km를 넘나드는 전동스쿠터의 경우, 하루에도 울릉도 전체를 돌아보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확인한 여정이었다. 보다 더 짜임새 있고 알찬 울릉도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건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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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0. 나리분지 인근, 한적한 숲길을 소요하듯 산책하고 있는 탐사대. 자유로운 일정과 그에 적합한 이동수단이 담보되었을 때 연출 가능한 그림이다.
21, 22. 울릉읍 도동에 자리한 울릉콘도 위, 산간마을로 이어지는 소로를 따라 주행에 한창인 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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